100년 살아보니 알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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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Q : 다들 찾습니다, 행복.
        어떡하면 찾을 수 있습니까.
        A : “지금껏 살아보니 알겠더군요.
        아무리 행복해지고 싶어도
        행복해지기 힘든 사람들이 있습니다.”
        Q : 행복하고 싶은데 행복해질 수
        없는 사람들. 그들이 누구입니까.
        A : “크게 보면 두 부류입니다.
        우선 정신적 가치를 모르는 사람입니다.
        왜냐하면 물질적 가치가 행복을 가져다
        주진 않으니까요. 가령 복권에 당첨된
        사람이 있어요. 그 사람이 과연
        행복하게 살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정신적 가치를 모르는 사람이 많은
        물건을 가지게 되면 오히려 불행해지고
        말더군요.”
        Q : 돈이나 권력, 혹은 명예를 좇는
        사람도 많습니다. 그들은 거기서 행복을
        찾습니다.
        A : “솔직히 거기서 행복을 찾기는
        어렵습니다. 왜 그럴까요. 거기에는
        ‘만족’이 없습니다. 돈과 권력,
        명예욕은 기본적으로 소유욕입니다.
        그건 가지면 가질수록 더 목이 마릅니다.
        가지면 가질수록 더 배가 고픕니다.
        그래서 항상 허기진 채로 살아가야
        합니다. 행복하려면 꼭 필요한 조건이
        하나 있습니다. 그건 ‘만족’입니다.”
        Q : ‘만족’을 알려면 어떡해야 합니까.
        A : “정신적 가치가 있는 사람은
        만족을 압니다. 그런 사람들이 행복한
        삶을 살더군요.
        정신적 가치를 모르는 사람이 명예나
        권력이나 재산을 거머쥘 때도 있습니다.
        그런데 결국 불행해지더군요. 명예와 권력,
        재산으로 인해 오히려 불행해지고 말더군요.
        지금 우리 주위에도 그러한 사람들은 많이
        있습니다.”
        Q:리기주의와 행복, 왜 공존이 불가능합니까.
        A : “리기주의자는 자신만을 위해 삽니다.
        그래서 인격을 못 가집니다. 인격이 뭔가요.
        그건 인간관계에서 나오는 선한 가치입니다.
        리기주의자는 그걸 갖추기가 어렵습니다.
        그런데 인격의 크기가 결국 자기 그릇의
        크기입니다. 그 그릇에 행복을 담는 겁니다.
        리기주의자는 그릇이 작기에 담을 수 있는
        행복도 작을 수밖에 없습니다.”
        Q : ‘100세 시대’라고 합니다.
        다들 100세인생을 기대합니다.
        A : “중요한 이야기입니다.
        내가 연세대 교수로 처음 갈 때
        30대 중반이었어요.
        그때는 환갑이 되고 정년이 되면 내 인생이
        끝날 줄 알았습니다.
        당시에는 인생을 두 단계로 봤어요.
        30세까지는 교육을 받고 나머지 30년은
        직장에서 일한다. 그럼 인생이 끝난다.”
        Q : 막상 살아보니 어땠습니까.
        A : “그게 아니었어요.
        가장 일을 많이 하고 행복한 건
        60세부터였어요.
        내가 살아보니까 그랬습니다.
        글도 더 잘 쓰게 되고, 사상도
        올라가게 되고, 존경도 받게 되더군요.
        사과나무를 키우면 제일 소중한 시기가
        언제일까요. 열매 맺을 때입니다.
        그게 60세부터입니다.
        나는 늘 말합니다.
        인생의 사회적 가치는 60부터 온다.”
        Q : 그럼 60대 이후에는 어떻게 됩니까.
        A : “60을 넘어 90까지는 행복하게
        살 수 있습니다.
        사회적 열매를 맺을 수 있습니다.
        그럼 90 이후에는 어떻게 되느냐.
        되는 사람도 있고 안 되는 사람도 있더군요.
        주로 건강 때문입니다.
        의사들 이야기를 들어보면 혈압, 당뇨,
        치매는 주로 60세 이후에 찾아옵니다.
        그걸 60, 70, 80세가 돼서 관리하려고
        하니까 힘이 듭니다.
        그러니까 50세부터 잘 관리하면 됩니다.
        그럼 90까지는 다 간다고 합니다.
        90세까지는 행복하고 보람있게
        살 수 있습니다. 의술이 발전하니까
        40~50년 후에는 100세까지도 다들
        행복하게 살 수 있겠지요.”
        Q:100세까지 건강하고 행복하게 살려면
        무엇이 가장 중요합니까.
        A : “사람은 항상 공부를 해야 합니다.
        뭐든지 배워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정신이 늙어버립니다.
        사람들은 몸이 늙으면 정신이 따라서
        늙는다고 생각합니다. 그게 아닙니다.
        자기 노력에 따라 정신은 늙지 않습니다.
        그때는 몸이 정신을 따라옵니다.”
        Q:그때는 퇴직하고 한참이나 지난 뒤입니다.
        공부를 어떻게 하면 됩니까.
        A:“강연차 지방에 갈 일이 종종 있습니다.
        그럼 거기서 지방 유지들을 만납니다.
        장관 지낸 사람, 교수 지낸 사람들도
        만납니다.이야기를 해보면 다들 나보다
        정신이 늙어있습니다. 왜 그럴까.
        가만히 생각해 봤습니다.
        결국 장관직 끝내고, 정년퇴직하고
        일도 안 하고 공부도 안 하기 때문이라는
        걸 알겠더군요. 일과 공부를 안 하면
        몸도 마음도 빨리 늙습니다.”
        Q:일과 공부는 구체적으로 어떻게 합니까.
        A : “꼭 직업을 말하는 게 아닙니다.
        공부가 따로 있나요. 독서 하는 거죠.
        취미 활동하는 거고요.
        취미도 일 가운데 하나입니다.
        100년을 살아보니 알겠더군요.
        일하는 사람이 건강하고,
        노는 사람은 건강하지 못합니다.
        운동은 건강을 위해서 있고 건강은
        일을 위해서 있습니다.
        내 친구중에 누가 가장 건강하냐.
        같은 나이에 일이나 독서를 제일 많이
        하는 사람이 가장 건강합니다.”
        김형석(연세대 철학과) 명예교수는 올해 102세
        인터뷰를 마치고 나오자 겨울공기가 상쾌했습니다. 참, 값지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100세의 언덕’에서 우리들 각자에게 던져주는 지혜의 알갱이들이 말입니다. 누구에게는 30년 뒤, 누구에게는 50년 뒤, 또 누구에게는 70년 뒤가 되겠지만 말입니다. 결국 모두에게 오게 될 그 언덕에, 미리 서 볼기회를 주고 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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