늙어가는 길

bigtoday > korean > 오늘의 한마디











        처음 가보는 길 입니다 한번도 가본적이 없는 길 입니다 무엇하나 처음 아닌 길은 없지만 늙어가는 이 길은 몸과 마음도 같지 않고 방향 감각도 매우 서툴기만 합니다 가면서도 이 길이 맞는지 어리둥절 할 때가 많습니다 때론 두렵고 불안한 마음에 멍하니 창 밖만 바라보곤 합니다 시리도록 외로울 때도 있습니다 어릴적 처음길은 호기심과 희망이 있었고 젊어서의 처음길은 설렘으로 무서울 게 없었는데 처음 늙어가는 이 길은 너무나 어렵습니다 그래도 가다 보면 혹시나 가슴 뛰는 일이 없을까 하여 노욕인 줄 알면서도 두리번 두리번 찾아 봅니다 앞길이 뒷길보다 짧다는 걸 알기에 한발한발 더디게 걸으면서 생각해 봅니다 아쉬워도 발자국 뒤에 새겨지는 뒷 모습만은 노을처럼 아름답기를 소망하면서 황혼길을 천천히 걸어 갑니다 꽃보다 곱다는 단풍처럼 해돋이 못지 않은 저녁 노을처럼 아름답게 아름답게 걸어 가고 싶습니다







덕분에/김란영


오늘의 한마디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