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널 수 없는 강

bigtoday > korean > 김재국



        그녀의 이름은 아야(彩), 물론 그녀는 일본인이였다 언제부터인가 나를 바라보는 그녀의 눈길이 곱지 않았다 나는 왜서 그녀의 눈길이 갑자기 싸늘하게 변해가는지 그 리유를 알수 있었다 내가 단순히 중국에서 왔다는 리유때 문만은 아니였다 만약 정말로 그런 리유에서였다면 나는 언녕 그녀를 용서하지 않았을 수도 있었을것이다 그녀의 눈길을 다시 따스한 눈길로 되돌려놓을수 없음을 나는 잘 알고 있었다 그래서 그녀의 호감을 사려는 노력 같은것은 진작부터 하지 않았다 나는 그런 눈길로 나를 보는 그녀의 마음도 결코 나의 마음만큼 편하지 는 않을것이라는 생각도 했다. 이는 마치 급속도로 달리던 두 차가 격돌하면 량쪽이 다 파손되는 리치 와 같다 그럼에도 그녀의 마음보다 나의 마음이 더 아플수밖에 없었던것은 그녀가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 나를 회사에서 쫓아내버릴수 있었기때문 이였다 그녀에게는 그녀의 말 한마디면 장기쪽같이 우리 라인의 사원을 제거해버릴수 있는 사장이이라는 빽이 있었다 게다가 그녀는 우리 라인의 라인장이였다. 회사에서 쫓기면 나는 살인적인 물가고 나라 일본 에서 하루도 살아갈 방법이 없다 한때 나는 그녀의 눈길과 부딪칠 때마다 《차별》이라는 낱말을 떠올렸다. 《차별》은 그녀가 나에게 쓸수 있는 마지막 핵무기 였다 그녀는 내가 《차별》을 얼마나 싫어하고 증오하는지를 잘 알고 있었다 바로 그 점을 파악하고있었기에 그녀는 멸시의 눈빛을 보내는것도 잊지 않았다 차별하는자와 차별받는자, 그녀의 눈길앞에서 나는 차별받는쪽에 언제나 서있었다 나는 그녀의 눈빛에 짓눌려 신음만 하다가 언제부터인가 서서히 몸을 추스리기 시작했다. 이제 더는 양보할수 없었다 나는 이전과는 달리 아침에 그녀를 만나도 《오하요》하고 인사하지 않았다. 일본인에게 있어서 인사는 필수의 필수이고 기본의 기본이다 나는 바로 이 필수의 필수, 기본의 기본을 지키지 않는것으로써 그녀를 일단 무시해버렸다 매번 그녀가 나에게로 다가와 지시할 때마다 나는 다른 사원들처럼 머리를 조아리면서 《하이, 하이》한것이 아니라 로보트처럼 뚝 버티고 서서 무표정한 기색만 지어보였다 처음에 그녀는 나의 그런 급작스러운 대응에 조금 당황해하는 기색이였다. 그러나 아쉽게도 그녀의 당황한 눈빛은 너무나 빨리 원상회복을 하고있었다. 그뒤 나를 보는 그녀의 눈빛은 훨씬 잔인하고 야멸찼다. 너 정말 나앞에 서 손을 들지 않을거야?! 벼랑끝처럼 가파로와진 그녀의 눈빛 은 나에게 이런 강박을 해오고있었다 나는 그녀의 눈빛을 보면서 미국 학자 비네딕트가 쓴 《국화와 칼》을 련상했다. 비네딕트의 말처럼 그녀는 한떨기 예쁜 《국화》이면서도 한자루 섬뜩한 칼이기도 했다. 우리의 랭전이 활화산처럼 폭발하기는 다만 시간문제였다… 한때 그녀는 누구보다 따뜻하게 나를 대해준적이 있었다. 나는 해빛같이 따스했던 그녀와의 지난날들을 지금도 잊지 못하고있다. 일본인의 리해와 사랑, 그네들과의 교류와 접촉에 항상 목말라했던 나에게 있어서 그녀는 감로수와도 같은 존재였고 천사같은 존재이기도 했다. 나는 그녀와의 만남을 8백만 일본 신(神)들이 나에게 보내준 유일한 은총이라고까지 생각했다. ... 《아야씨, 지난번에 말했던 중국 류학생이예요. 지금 대학원에서 박사공부를 하고있는데 요즘 경제적 으로 어려움이 조금 있는 모양이예요 일본으로 온지도 몇년 잘되고 우리 말도 참 잘해요. 오늘부터 매주 사흘씩 우리 회사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게 되는데 알아서 잘 가르치도록 하세요. 잘 부탁합니다.》 말을 마치자 미야자키과장은 《간밧떼네》(힘 내세요)하는 말을 나에게 남기고 다시 사무실쪽으로 사라졌다. 《아야라고 해요.》 미야자키과장이 자리를 뜨자 그녀가 나에게 곱싹 허리를 굽히며 말했다 《킨이라고 합니다.잘 부탁드립니다》 《그럼 킨상은 왜 낫또를 좋아하지요?》 나는 그녀의 입에서도 이런 질문이 나올줄 알았다. 그러나 그녀는 낫또 라는 화제에서 어서 도망치고싶기라도 하듯 더 말하지 않았다. 만약 그녀가 그런 물음을 제기했다면 나는 일본의 낫또와 한국의 청국장의 상사점을 설명하면서 내가 조선족이 라는것까지 밝혔을는지도 모른다 그녀는 중국에 대해 참으로 궁금증이 많은 녀자였다. 무릇 중국에 관한것 이면 무엇이나 다 알고싶어할만큼 그녀는 중국의 일에 관심을 보였다. 지어 그녀는 나의 입에서 무심결에 튕겨나온 사랑할 아이(愛) 의 중국어 발음 하나마저도 알려고 욕심을 부렸다 매번 오후 출근종소리가 울릴 때면 그녀는 항상 이런 말로 우리 대화를 매듭짓군 했다. 진실보다는 례의를 더 갖추는 일본인이기는 했지만 나는 그녀의 그 말만은 믿고싶었다. 만약 그녀의 말마저도 진정에서 우러나오는 말이 아니라고 생각했다면 나는 일본에는 진실이 존재하지 않는 다고 생각했을지도 모른다. 그래, 그때 아야의 마음과 나의 마음 속에는 우리의 헤여짐을 아쉬워하고 만남을 기대하는 하나의 작은 진실이 싹트고있었다. 나는 그러한 진실이 이른바 우리가 말하는 사랑이라는 말과 불륜이라는 말과 얼마나 멀고 가까운지 모른다. 나는 다만 우리가 향수하는 온전한 현실과 그러한 현실속에 진주처럼 빛을 발하며 들어앉고있는 진실- 리혼한 녀자와 집을 멀리 떠난 남자가 서로 인간으로 가까워지고싶 어하는 진실-을 믿고싶었을뿐이다 그녀가 살고있는 집이 우리 집과 강 하나를 사이두고있다는것을 내가 안것은 지난 여름의 어느 일요일이 였다 (계속) 저자:김재국 원문보기/조글로 [조선족문학 대표작품선] 당신과 나함께라면 (노래 리진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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